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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월 22일

3 분량

나의 진단명은 턱관절 장애였구나

입이 안 벌어지고 턱이 아픈 이유

입이 잘 안 벌어지고, 아프기까지 해서 처음 병원을 찾으면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턱관절 장애(Temporomandibular Disorder, TMD)입니다.”
처음 듣는 순간,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턱관절이 어디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평소에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작은 관절이 내 생활을 이렇게 크게 흔들 줄은 정말 몰랐을 겁니다.
턱관절이 아프면 입을 크게 벌리기 어려워집니다. 말할 때 불편하고, 표정도 굳어집니다.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진 않아서, ‘조금 있으면 낫겠지’ 하며 치료를 미루는 분들이 많습니다.
진통제나 근육이완제만 먹고 증상이 가라앉으면 그냥 넘어가 버리는 거죠.
턱에서 나는 ‘딱’ 하는 소리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런데, 딱딱한 음식을 먹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혹은 몸이 피곤할 때… 다시 턱이 불편해지거나 아파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얼굴 모양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턱 통증 이미지

<사진 출처: https://www.amc.seoul.kr/asan/search/search.do?kwd=%ED%84%B1%EA%B4%80%EC%A0%88>


턱관절은 어디에 있나요?

턱관절은 양쪽 귀 바로 앞, 관자놀이와 아래턱이 만나는 곳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관자뼈(temporal bone), 아래턱뼈(mandible), 그리고 치아(tooth)가 만나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입을 벌리고, 씹고, 말하는 거의 모든 동작에 참여하는 아주 바쁜 관절입니다.
하루 동안 움직이는 횟수만 봐도 알 수 있죠.
사람이 많이 쓰는 관절은 하지는 엉덩관절, 상지는 손목관절이 있지만,
우리는 걷거나 손을 움직이는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말하고, 먹고, 씹습니다.
TMJ 위치 이미지

<사진출처: https://www.mayoclinic.org/diseases-conditions/tmj/symptoms-causes/syc-20350941>


턱관절 장애란?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과 주변 근육에 생기는 다양한 근골격계 문제를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원인과 증상이 워낙 다양해서 진단은 쉽지 않지만,
치료는 복잡합니다.
진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턱관절 장애입니다.
  • 턱관절 통증
  • 턱에서 나는 소리
  • 턱 움직임 제한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얼굴이나 턱이 아픔
• 입 벌리기 어려움
• ‘딱’ 혹은 ‘우두둑’ 소리
• 두통, 목 통증
• 턱 주변 근육 뻣뻣함
• 씹기 불편, 발음 변화

생각보다 흔한 질환

“턱에서 소리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하고 넘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은 통증이나 소리를 경험합니다.
전 세계 성인의 70%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이상 겪는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중 5~12%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질환의 치료비로(영상촬영 비용 제외) 매년 약 40억 달러가 쓰입니다.
20~40대가 가장 많고, 여성은 남성보다 1.5배~2.5배 더 많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만 41만 명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즉, 100명 중 1명꼴로 턱관절 문제로 진료를 받은 셈입니다.
늘어나는 턱관절 장애 환자

<사진출처: 중앙선데이>


왜 생길까요?

턱관절 장애는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닙니다.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서 나타납니다.
  • 스트레스·이갈이: 이를 꽉 물거나 가는 습관이 턱관절에 부담을 줍니다.
  • 외상: 머리, 목, 턱에 강한 충격이 가해진 경우
  • 부정교합: 치아가 맞물리는 상태가 불균형한 경우
  • 관절염: 퇴행성 관절 질환
  • 생활 습관: 한쪽으로만 씹기,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등
턱관절 장애에도 여러 ‘하위 질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골관절염, 활막염),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근육통, 경련),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난 경우(디스크 변위) 등이 있습니다.
이런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MRI, CT 등 영상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치료 초기에는 전문가의 진단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사실 – ‘소리가 신호입니다’

뼈와 근육에 문제로 생기는 질병들을 근골격계 질환이라 합니다.
무릎 관절염, 목과 허리 디스크 탈출증, 척추 통증, 손목의 수근관 증후군 등 많은 질병이 포함됩니다.
턱관절 장애도 근골격계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근골격계 문제의 출발은 근육·관절·연부조직에 비정상적인 힘(stress)이 쌓여서 생깁니다.
정상이라면 턱관절은 부드럽게 움직이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딱’ 또는 갈리는 소리가 난다면,
이미 불필요한 힘이 잘못된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소리는 턱관절 문제의 시작 신호입니다.
그냥 무시하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턱관절의 통증과 소리를 단순히 ‘그냥 있는 증상’으로 넘기지 마세요.
이건 단순히 턱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습관·감정·생활 패턴에 모두 반영된 신호입니다.
“턱관절 장애”라는 이름 속에는 미처 돌보지 못했던 작은 관절이
몸과 마음을 돌아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제, 그 신호에 귀를 기울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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